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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카톡!

By admin , 12 March 2026

카톡 카톡

지난주, 휴대전화 화면에 카톡 알림이 떴다. 발신자는 한 권사님의 아들이었다. 짧은 문장 하나, 그러나 그 안에는 무거운 침묵이 담겨 있었다. “어머니께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나는 손이 떨려 몇 자의 위로를 보냈다. 경황이 없을 것 같아 몇 시간 뒤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응답은 없었다.

그 권사님은 내가 목회하던 시절 세례를 받으신 분이었다. 남편과 아들, 며느리, 손자·손녀까지 교회와 함께한 가족이었다. 명절이면 어김없이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목사님 건강하세요”라며 내 가정을 위해 기도한다고 고백하셨다. 말없이 뒤에서 기도해 주시고, 신앙으로 이끌어 주시던 분이었다. 나는 늘 그 기도에 힘입어 목회의 길을 걸었다.

이번 설에는 내가 먼저 찾아뵙겠다고 다짐했었다. 아내도 “이번에는 먼저 드리라”고 했는데, 그 약속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런데 정월 보름, 카톡으로 부고를 받다니. 기도로 밀어주던 한 분을 잃은 듯한 허전함이 내 안에 남았다. 멀리 이사 가신 탓에 장례식에도 가지 못했다. 그날 하루 종일 우울했다. 남편 집사님은 건강을 묻자 팔십이 넘어서도 교회 밴을 몰아 식구들을 데려오는 봉사를 하신다고 하셨는데...

지난 크리스마스 때만 해도 전화가 오갔는데, 이제는 그 목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지금은 목회 일선에서 떠난 지 오래이고 사역 자체가 가르치는 일로  완전히 바뀌어 버렸지만.  목회할 때 곁에서 말없이 도와주고, 이끌어주고, 기도해 주던 이들을 나는 천사라 불렀다. 그들은 내게 힘이었고, 때로는 등불이었다. 언젠가 천국에 가면 보고 싶은 얼굴들이 있다. 아마 그곳에서도 그들은 손을 모아 기도하고, 섬기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있을 것이다. 나는 부족한 종으로서 그 사랑만 받았음을 고백한다. 주께서 그 사랑을 갚아 주시기를 간구한다.

사람은 떠나가도 사랑은 남는다. 그 사랑은 다시 사랑이 되어 다른 이에게 전해지기를, 나도 그 사랑의 통로가 되기를 기도한다. 손을 모을 때마다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얼굴들이 떠오른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내 삶에 남긴 흔적을 기억하며, 나도 누군가에게 작은 힘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사순절을 지내며, 더 기도해야지 다짐도 해 본다.  잃음의 아픔을 통해 사랑의 무게를 다시 배우고, 그 사랑을 넓게 퍼뜨리는 삶을 살고자 한다. 권사님이 남긴 기도의 손길을 닮아, 나도 누군가의 뒤에서 묵묵히 기도하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   

-사순절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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